아홉 -수 : 9, 19, 29, 39와 같이 아홉이 든 수. 남자 나이에 이 수가 들면 꺼림.
9살 때는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19살은 마음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리고 10년 뒤인 29살을 살고 있었고, 아홉수에 대해 별생각 없이 지내다 정말 큰 코 다쳤다. 넘어져서 코가 찧은 것이다. 너무 당황했고, 얼굴에 흉터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도 피가 흥건히 나는 게 너무 무서웠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남 주인공은 피를 보면 돌아버린다. 나는 다른 의미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다행히 함께 있던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았다. 주말이었기 때문에 응급실을 갔더니 관계자가 일반 응급실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 대학병원을 가야 한다고 했다. 거기서 또 한 번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좀 더 큰 병원 가보셔야 될 거 같은데" 이 대사는 큰 병인 것 같은 불안감을 심어주기 딱이지 않는가? 걱정인형인 나는 얼굴이 칠색 팔색이 되었다. 성형외과 진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가깝지만 진료를 하려면 5~6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병원도 있었다. 그래서 좀 멀지만 당장 진료가능한 병원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결국 선택한 병원은 인하대학교 병원이었다. 진료받으러 대학병원에 왔던 건 처음이라 규모에 압도되었다.
모두가 그럴진 모르겠지만 검사를 받는 과정도 무섭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도 무섭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고, 생각보다 심각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최대한 차분히 갖고, 속으로 3 idiots의 명대사인 All is well을 수백번은 되뇐 것 같다. 마음이 조금 놓이니까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많았다. 끊임없이 신규 환자들이 들어왔고 병동은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모르고 살았던 주말의 병동이었다. 생각이 많아졌다. 언제든지 아플 수 있고, 다치는 건 정말 한 순간이구나. 이러다 병에 걸리고 소중한 귀한 생명을 잃는 건 남 얘기가 절대 아니구나 하는 경각심도 많이 느꼈다. 정말 관리 잘해야겠다. 잘 관리해서 흉터가 남지 않도록 최대한 관리 철저하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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