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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처음과 시작을 응원한다

Supreme_YS 2020. 7. 19. 23:24

이 글은 2020년 7월 18일 너무도 예쁜 날에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친구를 응원하며 적은 글입니다.


날이 참 더웠다.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날엔 비가 와야 잘 산다는 속설이 있다더라.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둘이 함께 서 있는 모습 속 너는 멋졌고, 앞으로 너와 함께할 신부는 아름다웠다. 그렇기에 속설은 속설이며 사실이 아님을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누구라도 '처음'은 긴장되듯이 너도 맞이한 그 처음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 친구에게도 '처음'인 이 시간을 지나며 웃는 얼굴 속엔 긴장이라고 쓰여 있더라. 하지만 그 긴장감은 어디 갔는지, 웨딩 아일(Wedding Aisle, Virgin Road)을 걷는 너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앞으로 마주할 어려움을 자신 있게 헤쳐가려는 듯 당찼다. 그 모습에 친구들도 '처음' 느끼는 이 묘한 긴장감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후 신부가 입장하고 네가 헤쳐간 그 길을 사뿐히 걷는 새 신부의 모습에서 옅은 긴장감과 진한 설렘 그리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나도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온다면 너처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몇 번이고 전했지만 한 번 더 고맙다.


시간은 흘러 축가를 부를 때가 가까워질수록 내게 축가를 부탁하던 그 날이 생각났다. 축가를 제안한 너의 부탁에 선뜻 응했지만, 사실 내 속은 조금 망설였다. 그동안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축가를 불러봤지만, 친구의 축가는 나에게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매번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불렀지만, 그 이상(以上)을 담고 싶다는 내 욕심은 나를 주저하게 했다. 그 욕심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과 모여 축가 이벤트를 고민했다. 머릿속에 수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그 어떤 아이디어도 이상을 담고 싶은 내 욕심을 담기엔 부족했다. 결국 난 결심했다. 너 그리고 너의 신부에게서 눈을 꼭 마주치며 가사와 마음을 전달할 것이라고... 그렇게라도 내 욕심과 진심이 전해지길 바랐다. 프로가 아니지만, 그날만큼은 프로가 되어 너와 너의 신부에게서 정말 잊지 못할 최고의 축가를 선물하고 싶었다. 최선을 다했던 축가가 끝나고 나의 진심에 응답하듯 웃어 보이며 엄지를 치켜세워주던 너와 너의 신부를 보며 감사했다. 


식은 마무리되어 각자 걸어왔던 웨딩 아일을 이제 함께 걸어 나갔다. 당찬 모습 속 느껴지던 긴장으로 인해 조금은 빨랐던 너의 걸음, 그리고 설렘과 편안함 속 옅은 긴장감이 느껴지던 너의 신부의 걸음, 이젠 서로의 걸음에 맞추어 함께 걷기 시작했다. 부부로서 걷는 너와 너의 신부의 '첫걸음' 속에선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드디어 큰일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뿌듯함 그리고 행복함이 느껴졌다.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길처럼 아름다운 부부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부부로서 함께 처음 겪게 될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거침없이 아름다웠던 둘의 첫걸음처럼 헤쳐나가길.


그렇게 나는 너의 처음과 시작을 응원한다.